맥미니 홈서버로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

맥미니를 홈서버로 쓰기 시작했을 때는 솔직히 기대가 컸다.

“이 정도면 충분하겠지”,

“굳이 돈 쓰지 않아도 되잖아”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처음 며칠은 정말 문제없이 잘 돌아갔다.

워드프레스도 잘 열리고, 글도 잘 올라갔다.

그래서 더 방심했던 것 같다.


어느 날이었다.

집에서는 사이트가 잘 열리는데, 외부에서는 접속이 안 됐다.

처음엔 워드프레스 문제라고 생각했다.

플러그인 때문인가 싶어서 이것저것 만지다가,

시간만 흘러갔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이유는 아주 단순했다.

공유기가 재부팅되면서 포트 포워딩 설정이 날아가 있었다.

그때 든 생각은

“아, 이게 홈서버구나”였다.


홈서버는 문제가 생기면

누가 대신 봐주지 않는다.

알림도 없다.

고객센터도 없다.

모든 문제가

“내가 알아서 알아내야 하는 일”이 된다.

이 점이 처음에는 재밌었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조금 부담으로 느껴지기 시작했다.


가장 애매했던 건

블로그를 운영하는 건지, 서버를 관리하는 건지 헷갈릴 때였다.

글을 쓰려고 앉았는데

서버 상태부터 확인하게 되고,

이미지 하나 올리려다가 용량부터 보게 되고,

업데이트 알림이 뜨면 괜히 겁부터 났다.

사실 블로그를 시작한 이유는

글을 남기고 싶어서였지,

서버 관리가 목적은 아니었는데 말이다.


그래서 한동안은

“이걸 계속 해야 하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클라우드로 옮기면 훨씬 편할 텐데,

굳이 이 고생을 하는 게 맞나 싶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그 고민을 하면서

내 블로그를 더 진지하게 보게 됐다.

지금 이 블로그는

얼마나 사람들이 들어오고,

얼마나 중요한가,

얼마나 안정적이어야 하는가.

생각해보니

아직은 “완벽해야 할 이유”가 없었다.


그때부터 기준을 바꿨다.

  • 완벽하게 안 돌아가도 된다
  • 가끔 문제 생겨도 된다
  • 대신 내가 감당 가능한 수준까지만 한다

이렇게 생각하니까

운영이 훨씬 편해졌다.

홈서버를 “서비스”처럼 보지 않고,

“작업실”처럼 보기 시작한 것이다.


지금도 홈서버가 항상 완벽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다만 예전처럼 겁먹지는 않는다.

문제가 생기면

“아, 또 하나 배우겠네” 정도로 받아들인다.

그리고 그게

홈서버로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내가 얻은 가장 큰 변화인 것 같다.


이 글을 쓰는 이유는

홈서버가 좋다거나,

모두에게 추천하고 싶어서가 아니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이 방식은,

생각보다 사람의 성향을 많이 타는 선택이라는 것.

만약 지금 홈서버를 고민하고 있다면

“가능한가?”보다

“이런 상황을 감당할 수 있는가?”를

한 번쯤은 생각해봤으면 좋겠다.

그 질문에 답할 수 있다면,

홈서버는 나쁜 선택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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