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를 하면서 나만 변한 것 같은 느낌

가끔 그런 생각이 든다.
블로그를 시작한 뒤로
세상이 변한 건 아닌데,
나만 조금 달라진 것 같다는 느낌.

처음에는 그 변화가 잘 느껴지지 않았다.
그냥 글을 쓰고, 올리고,
가끔 다시 읽어보는 정도였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같은 일을 해도
예전과는 다르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걸
조금씩 깨닫게 된다.


예전에는
하루를 그냥 흘려보냈다.

특별한 일 없으면
기억에 남길 것도 없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작은 일에도
“이건 글로 남길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먼저 스친다.

글을 쓰지 않아도,
머릿속에서는
이미 문장으로 정리하고 있다.


이게 좋은 건지,
아니면 피곤한 건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가끔은
아무 생각 없이 보내던 날들이
조금 그리워질 때도 있다.

모든 걸
의미로 만들 필요는 없는데,
괜히 의미를 찾고 있는 느낌.


사람을 바라보는 시선도
조금 바뀌었다.

예전에는
상대의 말만 들었다면,
지금은 그 말이 나온 맥락을
한 번 더 생각하게 된다.

“왜 저렇게 말했을까?”
“저 상황에서는 어떤 마음이었을까?”

이런 생각들이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블로그에 글을 쓸 때처럼,
사람을 대할 때도
조금 더 배경을 보게 된다.


변한 건
생각하는 방식만이 아니다.

감정도
예전보다 느리게 반응한다.

바로 판단하기보다는
한 번 더 두고 본다.

기분이 상해도
“이 감정은 어디서 온 걸까?”를
잠깐 생각해본다.

이것도
글을 쓰면서 생긴 습관 같다.


물론 좋은 변화만 있는 건 아니다.

괜히
스스로를 관찰하는 시간이 늘어서,
피곤해질 때도 있다.

“내가 왜 이런 생각을 했지?”
“이 감정은 맞는 걸까?”

이런 질문이 많아질수록
마음이 가벼워지기보다는
복잡해질 때도 있다.


그래서 가끔은
블로그를 시작하기 전의 내가
조금 단순해 보이기도 한다.

그때는
생각이 짧아서가 아니라,
굳이 정리하지 않아도 됐기 때문이다.

지금의 나는
정리하는 데 익숙해졌고,
그만큼 쉽게 넘기지 못하게 됐다.


하지만 완전히 나쁜 변화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적어도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어떤 상태에 있는지는
예전보다 잘 안다.

모르는 채로 흘려보내는 일은
확실히 줄어들었다.


블로그를 하면서 변한 건
사람이 아니라
태도인 것 같다.

  • 그냥 넘기지 않고
  • 한 번 더 생각하고
  • 가끔은 기록으로 남기는 태도

이게 쌓이다 보니
“나만 변한 것 같다”는 느낌이
드는 것뿐이다.


이 변화가
언제까지 갈지는 모르겠다.

어쩌면
어느 순간 다시
예전처럼 단순해질 수도 있고,
지금보다 더 복잡해질 수도 있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블로그를 하면서
나는 이전보다
나를 좀 더 자주 들여다보게 됐다는 것.

그게
이 선택으로 얻은 가장 확실한 변화다.


혹시 요즘
“나만 달라진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면,
그건 이상한 일이 아니다.

무언가를 꾸준히 기록한다는 건
생각보다 사람을 많이 바꾼다.

조용히,
눈에 띄지 않게.

그리고 나중에야
그 변화를 알아차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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