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수 숫자를 일부러 안 보게 된 이유

블로그를 처음 시작했을 때는
조회수 숫자가 그렇게 중요하지 않았다.

글을 올리고 나서
“아, 올라갔네”
그 정도였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글을 올리면
제일 먼저 하게 되는 행동이 생겼다.

조회수 확인.


처음엔 호기심이었다.
“누가 봤을까?”
“한 명이라도 읽었을까?”

그런데 숫자가 쌓이기 시작하면
호기심은 금방 다른 감정으로 바뀐다.

  • 왜 이 글은 적지?
  • 어제 쓴 글보다 왜 떨어졌지?
  • 이 주제는 사람들이 관심이 없나?

글보다 숫자를 먼저 해석하게 된다.


이상한 건
조회수가 잘 나와도 마음이 편하지 않다는 점이다.

조금 잘 나오면
“다음 글도 이 정도는 나와야 할 텐데”라는
기대가 생긴다.

기대는
곧 부담이 된다.


어느 날은
글을 쓰기 전에
이미 조회수를 상상하고 있었다.

“이런 내용이면
이 정도는 나오겠지.”

그 생각이 드는 순간
글이 이상해진다.

문장이 자연스럽지 않고,
괜히 설명을 늘리고,
굳이 안 해도 될 말을 덧붙이게 된다.

읽히기 위한 글이 아니라,
숫자를 위한 글이 되어버린다.


결정적으로
조회수를 안 보기로 한 계기가 있었다.

꽤 공들여 쓴 글이 하나 있었다.
시간도 들였고,
괜히 몇 번이나 고쳐 쓴 글이었다.

그런데 조회수가
생각보다 너무 안 나왔다.

이상하게도
글이 못 나왔다는 생각보다
내가 별로인 것 같다는 느낌이 먼저 들었다.

그때 처음 느꼈다.

아,
이 숫자가 글이 아니라
나를 평가하고 있구나.


그 이후로
조회수 확인하는 횟수를
의식적으로 줄이기 시작했다.

아예 안 보지는 못했고,
하루에 한 번,
이틀에 한 번으로 줄였다.

그러다 보니
글 쓰는 방식이 조금 달라졌다.


조회수를 안 보면
글을 쓰는 기준이 바뀐다.

  • 이 글을 누가 검색할까?
    보다는
  • 이건 지금 내가 쓰고 싶은가?

숫자를 기준으로 삼지 않으니까
글이 조금 더 솔직해진다.

잘 될지 안 될지 모르니까
오히려 편해진다.


물론
조회수를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다.

블로그를 하는 이상
숫자가 아예 의미 없다고 말하는 건
솔직하지 않다.

다만
숫자를 ‘확인’하는 것과
숫자에 ‘끌려다니는 것’은 다르다
는 걸
조금 늦게 알았을 뿐이다.


지금도 가끔
괜히 궁금해서
조회수 페이지를 열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한다.

“이 숫자는
지금 글의 가치가 아니라,
지금까지의 상황일 뿐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조금 덜 흔들린다.


블로그를 오래 하는 사람들 중에는
조회수를 아예 안 본다는 사람도 있고,
반대로 철저하게 분석하는 사람도 있다.

어느 쪽이 맞다기보다는
나에게 덜 상처가 되는 쪽
선택하는 게 중요하다고 느낀다.

나에게는
지금 이 방식이 그나마 낫다.


조회수를 안 본다고 해서
글이 갑자기 잘 써지는 건 아니다.

다만
글을 쓰고 나서
괜히 스스로를 깎아내리는 일은
확실히 줄어든다.

그것만으로도
이 선택은 충분히 의미 있었다.


혹시 요즘
조회수 때문에
글을 쓰기 싫어지고 있다면,
잠시 숫자를 덮어두는 것도
나쁘지 않다.

숫자는 도망가지 않는다.
보고 싶을 때
언제든 다시 볼 수 있다.

하지만
글 쓰고 싶은 마음은
생각보다 쉽게 사라진다.


지금은
조회수보다
“오늘 한 줄이라도 썼나”를
더 중요하게 본다.

그 기준이 생기고 나서
블로그가 조금 덜 무거워졌다.

이 정도면
지금의 나에게는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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