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서버를 시작하고 나서
“이건 잘했다” 싶은 선택도 많았지만,
지금 다시 돌아가면 굳이 안 해도 됐을 것 같은 선택도 있다.

그중 하나는
처음부터 너무 많은 걸 한 번에 하려고 했던 것이다.
처음 홈서버를 세팅할 때를 떠올려보면
지금 생각해도 조금 웃기다.
워드프레스 하나만 잘 돌아가면 됐는데,
그때의 나는 왜인지 모르겠지만
모든 걸 다 갖춘 환경을 만들고 싶어 했다.
- 리버스 프록시
- HTTPS 자동 갱신
- 로그 관리
- 백업 자동화
- 보안 설정까지 한 번에
마치 “이 정도는 기본이지”라는 느낌으로 말이다.
문제는
그때의 나는 그걸 다 관리할 준비가 안 돼 있었다는 점이다.
설정은 해놨는데
왜 그렇게 설정했는지는 시간이 지나면 잊어버렸고,
문제가 생기면
“이게 어디서 꼬인 거지?”부터 다시 찾아야 했다.
특히 기억에 남는 건
아무 문제 없던 사이트가
어느 날 갑자기 접속이 느려졌을 때였다.
원인을 찾는 데
생각보다 훨씬 오래 걸렸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그 선택이 완전히 잘못된 건 아니다.
다만 순서가 틀렸다.
- 먼저 써보고
- 불편해지고
- 그다음에 보완했어야 했다
그런데 나는 반대로 갔다.
불편해질지도 모르는 미래를 대비하느라
현재를 너무 복잡하게 만들어버렸다.
그 이후로 기준이 하나 생겼다.
“지금 당장 불편하지 않으면, 하지 않는다.”
보안도, 자동화도, 구조 개선도
필요해질 때 하면 된다.
홈서버의 장점은
언제든 바꿀 수 있다는 점인데,
왜 처음부터 고정 구조를 만들려고 했는지 모르겠다.
이 선택을 후회한다고 해서
홈서버 자체를 후회하는 건 아니다.
오히려 덕분에
내가 어떤 스타일의 운영을 싫어하는지
명확하게 알게 됐다.
- 복잡한 구조 ❌
- 이해 안 되는 설정 ❌
- “나중에 보면 알겠지” ❌
지금은
내가 설명할 수 없는 설정은
아예 두지 않는다.
혹시 지금 홈서버를 시작했거나,
막 세팅을 마친 상태라면
이 말은 꼭 해주고 싶다.
처음부터 멋있을 필요 없다.
- 글이 잘 올라가고
- 접속만 잘 되면
그걸로 충분하다.
나머지는
필요해졌을 때 해도 늦지 않다.
이 글을 쓰면서
다시 한 번 느낀다.
홈서버에서 가장 어려운 건
기술이 아니라 욕심 조절이라는 걸.
지금도 가끔
“이건 나중에 하자”라고
스스로 말려야 할 때가 있다.
아마 그게
홈서버를 오래 가져가는 방법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