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블로그가 괜히 다 잘되는 것처럼 보일 때

블로그를 하다 보면
가끔 이유 없이 남의 블로그를 보게 된다.

처음엔 참고할 생각이었다.
구성은 어떤지,
글은 어떻게 쓰는지,
어떤 주제를 다루는지.

그런데 몇 개 보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 비교가 시작된다.


“왜 저 사람은 조회수가 저렇게 나오지?”
“나는 비슷한 글 쓴 것 같은데…”
“저 정도 글이 이렇게까지 잘 된다고?”

이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
블로그를 보는 목적이 완전히 바뀐다.

참고가 아니라
자기 검증이 된다.


이상한 건,
그 블로그가 정말로 더 잘되는지 아닌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는 점이다.

보이는 건 몇 가지뿐이다.

  • 댓글 몇 개
  • 조회수 스샷
  • 정제된 글 몇 편

그 뒤에 어떤 시간과 어떤 시행착오가 있었는지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도
사람은 보이는 것만으로
결론을 만들어버린다.


특히 힘든 날에
남의 블로그를 보면
더 그렇게 느껴진다.

내 글은 괜히 밋밋해 보이고,
남의 글은 다 잘 쓴 것처럼 보인다.

실제로는
그날 내가 지쳐 있었을 뿐인데,
비교는 항상 내 상태를 반영한다.


한동안은
이 비교 때문에 글을 덜 쓰게 됐다.

괜히 쓰기 전에
“이 글이 저 사람 글보다 나을까?”를
먼저 떠올리게 됐다.

당연히 답은 잘 안 나온다.
그러면 쓰는 쪽 대신
안 쓰는 쪽을 선택하게 된다.


나중에야 깨달은 게 하나 있다.

남의 블로그가 더 잘되는 것처럼 보일 때는
대부분 내가 내 글을 싫어하고 있을 때라는 것.

글이 마음에 들 때는
남의 블로그를 봐도
별 생각이 없다.

“아, 이런 식도 있네.”
그 정도로 끝난다.


그리고 또 하나.

잘되는 블로그처럼 보이는 곳도
가만히 보면
꾸준히 안 쓴 시기가 있다.

몇 달씩 공백이 있거나,
중간에 방향이 바뀌어 있거나,
지금은 거의 멈춰 있는 경우도 많다.

그런데 우리는
잘된 결과만 떼어내서 본다.

과정은 자동으로 지운다.


그래서 요즘은
남의 블로그를 볼 때
기준을 하나 정해놨다.

“비교하지 말고, 구조만 본다.”

  • 글 길이는 어떤지
  • 주제는 얼마나 좁은지
  • 반복되는 패턴이 있는지

이렇게 보면
괜히 마음이 덜 흔들린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블로그마다 속도가 다르다는 점이다.

어떤 블로그는
몇 달 만에 반응이 오고,
어떤 블로그는
1~2년 뒤에야 움직인다.

그 차이를
실력이나 재능으로만 설명하려고 하면
계속 마음이 불편해진다.


가끔은
“나는 왜 이렇게 느릴까?”라는 생각도 든다.

그럴 때는
블로그 말고
처음 썼던 글을 다시 본다.

지금 기준으로 보면
솔직히 많이 부족하다.

그런데 그 글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글이 있는 거다.

이걸 부정하면
그동안의 시간을 전부 부정하는 셈이 된다.


남의 블로그가 더 잘되는 것처럼 보일 때,
그걸 이겨내는 방법은
의외로 단순하다.

  • 오늘 내 글 하나 쓰기
  • 비교 대상 닫기
  • 숫자 잠깐 안 보기

이 세 가지만 해도
마음이 꽤 가벼워진다.


블로그는
경쟁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각자 다른 길이다.

같은 플랫폼에 있어도
출발선도 다르고,
속도도 다르고,
목적도 다르다.

그걸 잊는 순간
블로그는 재미없는 일이 된다.


혹시 요즘
남의 블로그만 보다가
내 블로그를 안 열고 있다면,
그건 이상한 일이 아니다.

대부분 한 번쯤은
그런 시기를 지나간다.

중요한 건
다시 돌아오느냐는 거다.

남의 블로그를 닫고,
내 글을 다시 여는 순간.

그때부터
비교는 다시 의미를 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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